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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 맨 레제편 3회차 후기 - 세 번 보고 나서야 보인 것들

by msmyoung 2026. 9. 21.

체인소 맨 레제편 3회차 관람 후기 썸네일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보고 원작 만화책까지 전권을 산 건 슬램덩크 이후 처음입니다. 시작은 넷플릭스에서 들은 TV판 오프닝 KICK BACK 한 곡이었는데, 극장판 소식을 듣고 만화책을 정주행하고, 결국 극장에 세 번이나 가게 됐어요. 레제 앓이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 오래 걸린 사람의 3회차 기록입니다.

영화 기본 정보

제목: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국내 개봉: 2025년 9월 24일
감독: 요시하라 타츠야
원작: 후지모토 타츠키
러닝타임: 100분
관람 정보: 1회차 IMAX, 2회차 일반관, 3회차 일반관
나의 별점: 3.5점 (5점 만점)

영상 출처: 소니픽쳐스코리아 공식 유튜브

※ 아래부터는 결말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회차 - 로맨스인 줄 알았는데 액션이었다

전반부는 의외로 잔잔합니다. 덴지와 레제가 처음 만나는 공중전화 부스, 밤의 학교 탐험, 수영장까지 거의 청춘 로맨스물처럼 흘러가요. 그런데 원작을 읽은 사람은 이 평화가 오히려 불안합니다. 너무 좋은 장면이 계속되면 뒤에서 반드시 터진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후반부로 넘어가면 온도가 완전히 바뀝니다. 레제의 폭탄과 덴지의 전기톱이 맞붙는 전투는 이펙트 밀도와 카메라 움직임이 대단했어요. 도시 전체를 멀리서 비추는 장면이 많아서, 사람들이 사는 동네 한복판에서 폭격전이 벌어진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펙트가 너무 빽빽한 컷에서는 누가 어디서 뭘 하는지 눈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순간이 있었습니다. 집중이 한 번씩 끊기는 느낌이었고, 원작을 미리 읽지 않았다면 흐름을 놓쳤을 장면도 분명 있었어요.

2회차 - 레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첫 만남 전화부스에서 레제의 손이 목에 가있었다 라는 부분과 마지막 대결에서 건물 조명이 카운트 다운으로 되어있다는 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레제 목소리를 맡은 우에다 레이나의 연기도 두 번째에 더 크게 들렸습니다. 고개를 살짝 갸웃하는 작은 동작에도 생기가 있었고, 만화에서 정지된 컷으로만 보던 레제가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싶었어요. 레제가 폭탄의 악마라는 설정도 다시 보니 영리합니다. 이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대상일수록 악마가 강해지는데, 폭탄만큼 모두가 무서워하는 것도 드무니까요.

3회차 -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요네즈 켄시의 오프닝 곡 IRIS OUT은 일부러 개봉 전까지 듣지 않고 참았다가 극장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덕분에 오프닝부터 감정이 확 끌려 들어갔어요. 아이리스 아웃은 원래 화면이 동그랗게 좁아지며 꺼지는 장면 전환 기법을 부르는 말인데, 그 제목 자체가 레제의 퇴장을 예고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엔딩 곡 JANE DOE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을 부르는 영어 표현이에요. 덴지는 레제에게 차였다고 생각하며 혼자 남지만, 사실 그 시각 레제는 덴지에게 가던 길에 숨을 거두고 있었죠. 영화는 이 엇갈림을 끝까지 설명하지 않고 노래에 맡깁니다. 설명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다는 걸, 세 번째에야 제대로 느꼈습니다. 세 번째는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인 도우가 끝나고 불이 켜질 때까지 앉아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혼자 피식 웃었어요. 다시 들어도 명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을 읽고 가면 달라지는 것

레제가 사라지지않고, 덴지가 기다리고 있는 카페로 가는 장면, 마키마와 대립하는 장면이 여운을 남깁니다. 극장판만으로도 로맨스에서 액션으로 넘어가는 흐름은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마키마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덴지의 선택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TV판이나 원작을 알고 보면 무게가 확 달라져요. 시간이 없다면 TV판만이라도 보고 가시길 권합니다.

마치며

세 번을 보고 내린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3.5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르게 완벽한 영화라기보다, 잊히지 않는 장면과 음악이 유난히 진하게 남는 영화라서요. 레제 앓이가 아직 안 끝난 분이 있다면,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꽤 오래 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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